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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캔 스피크 (8/10)

  • yoda 

추천합니다.

이런 작품을 만나면 늘 예술이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세상의 불의에 항거하고 부조리에 저항하여 혁명에 복무하는 ‘참여 예술’이야말로 참된 예술이라고 인식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정의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래에 제가 생각하는 예술은 이런 것입니다.

예술은 우리가 일상에서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을 일깨워 상식을 파괴하고 인식의 지평을 또 다른 차원으로 옮겨주고 넓혀주는 촉진제입니다. 예술은 어떤 때는 아름답고 어떤 때는 놀랍고 어떤 때는 이해할 수 없지만 그렇게 다른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어 더 많은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나와 다른 당신, 내가 모르는 어떤 것, 나보다 훨씬 넓은 세계. 그것과 떨어질 수 없는 나. 예술은 이 모든 것을 가리키는 지표이자 그 자체입니다.

일제의 전쟁 범죄를 몸으로 기억하시던 할머니들이 하나 둘 스러져 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기억해야하고 누군가는 사죄받아야 하고 누군가는 되돌이켜 알려야할텐데, 이 작품은 충분히 제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아이캔 스피크’는 서사도 재미있고 극의 반전도 놀랄만한 수준의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사죄한다면) 용서할 수는 있지만,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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