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사는 것은 위험천만

오늘, 개를 한 마리 칠 뻔 했습니다.

익숙한, 그래서 제법 속도가 나는 도로.
1차선을 달리는 무심한 시선에 확 뛰어든 허연 물체가 있었습니다.찰나.
[허연 물체를 흰 개]로 인식하고 급 브레이크를 밞기 까지 걸린 시간은 그야말로 찰나였습니다만,
'그것'이 중앙선 쪽으로 황급히 붙어주지 않았다면 사고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급정거한 차를 뒤로하고 그것은 어두컴컴한 중앙선 위로 ‘당황스럽게’ 걸어갔습니다. 그 곁으로 계속 다른 차들이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계속 차도 위를 방황하다가는 곧 도로 위에 늘어 붙은 털 뭉치 신세가 될 터이지만, 그 가련한 생명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맥주를 한 캔 땄습니다.
몇 걸음 앞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 VS 열심히 산다는 것
내 하루 하루가 실은 그토록 위험한 중앙선 위의 한걸음 한 걸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착찹해 졌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데도 열심히 사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ps about 측은지심.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연민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요즘 들어 괜스런 가여운 마음에 그저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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