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10/10)

매우 추천합니다.

거의 완벽한 드라마였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바꿀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하지만 제대로 지키기 힘든 당위를 위한 이재한 형사의 싸움은 묵직한 후련함을 남겨 줍니다.

과거 시점에 사용된 오래된 화면비 또한 신선했는데 이를 통해서 실제로 옛날 화면을 보는 듯한 향수를 느낄 수 있고 또한 시점을 잃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어서 보면 볼 수록 감탄이 나왔던 장치였습니다.

장기 미제로 보이던 모든 사건들이 하나의 큰 사건으로 묶이는 것도 비밀스럽고 자연스러워서 이를 눈치채는 데에 꽤나 시간이 걸렸습니다.

물론 OST도 딱 맞았습니다. 거칠고 뜨거운 이야기와 전혀 다른 톤의 OST가 얹혀져 관객을 이야기 밖으로 끌어냈고 그래서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김윤아의 ‘길’은.

얽히고 설킨 러브 라인이 없는 것도 좋았습니다.

극의 후반부에 가서 누가 먼저 무전을 시작했고, 같은 상황이 몇번이나 바뀌면서 무한 루프를 도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 정도면 잘 풀렸습니다.

결말이 열려 있는 것도 적절했습니다.

이야기의 주제도, 서술도, 그리고 화면까지. 맘에 드는 드라마였습니다.

부언. 김혜수는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덕질을 한 배우입니다. 그녀가 태권도 3단의 유단자임을 알고 있고, 고교 시절 라디오 방송에서 ‘one summer night’을 부른 것을 기억하고 있고, 하이틴이라는 청소년 잡지의 화보 사진을 비롯, 지금도 본가의 책장 어딘가를 뒤져보면 사진첩이 나올 것입니다.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좋은 배우였고, 앞으로도 그러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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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지 않습니다. 주재료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음식인데다가 짠 맛인지 단 맛인지도 구별할 수 없었습니다.

보안관 (6/10)

추천하지 않습니다. 재미가 없지는 않지만 시간을 들여 볼 만큼은 아닙니다.

“시그널 (10/10)”의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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