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필명이 독특하다. 아니, 필명인지 실명인지도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김개미 시인은 명랑하고 밝은 말투로 지난 과거를 새침하게 떠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들의 분위기와 시가 전하는 감정은 매우 어둡고 우울하다. 가만히 읽고 있으면 내게도 있었을 힘든 시간들이 떠오른다.

‘나의 불면이, 당신에게 위로가 되기를’이라는 자학적인 표현들에서 어두움은 가벼움과 어색한 조화를 이룬다. 좋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그만좀 하지 싶기도 한데, 불행을 이처럼 아무렇지 않게 포장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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