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기행
경상북도 김천시 대항면 운수리 황악산(黃嶽山)
신라 눌지왕 2년(418년)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창건, 처음에는 ‘직지사(直指寺)’라 불림. 통일신라 말기 자장율사가 중창하였으며, 고려·조선 시대를 거치며 여러 차례 중수됨.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본사
대웅전(보물 제1576호, 조선 후기 건축 양식 대표), 석조약사여래좌상(보물 제319호), 직지사 동·서 삼층석탑(보물 제606호) 등 다수의 문화재 보유.
조선 중기 승려 사명대사(四溟大師)가 출가한 절로, 임진왜란 당시 의승군을 이끌며 나라를 지킨 인물의 사적지
‘직지(直指)’는 부처의 진리를 곧바로 가리킨다는 뜻으로, 수행과 깨달음의 중심 도량으로 전해짐.
연휴가 길다. 어머니와 여동생, 조카, 아내의 독특한 조합으로 김천 직지사에 다녀왔다. 연휴 첫날 새벽 7시 30분 출발, 직지사까지는 3시간 40분이 걸렸다.
안성 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사고 금강을 볼 수 있나 싶어 금강 휴게소에도 들렀다. 대한민국 첫번째 휴게소라는 추풍령 휴게소에는 놀랍게도 테마파크가 있었는데 미취학 어린이가 있었다면 1-2시간은 족히 놀 수 있을만 했다.
추풍령 휴게소에서 바라본 경부고속도로.
마침내 김천 직지사에 도착. 여전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일주문을 지나면 바로 의상 대사의 화엄일승법계도가 나오는데, 사람들은 뭔가의 축원을 받을 수 있을 것처럼 열심히 법계도를 따라 걷는다. 좀 우스꽝스러운 면이 있지만 우리 식구들도 한바퀴 돌았다.
천왕문. 건축물의 기둥이나 단청에서도 세월의 무게가 느껴져 한참 올려다 보게 된다.
직지사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경내에 계속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는 점이다. 얕으막한 경사를 이룬 사찰의 경내 여기저기 맑은 물이 쉬지 않고 흐르는데 마침 비가 내린 후라 작운 폭포들도 많다.
조선 후기 양식의 대웅전, 그 앞을 둘러싼 크고 작은 가을 국화들.
직지사 동.서 3층 석탑
사찰은 오래된 시간, 그 자체였다. 고즈넉하고 기품있고 점잖고 따뜻하다.
석조 약사 여래 좌상. 손과 얼굴이 많이 훼손됐지만 왼손에 들고 있는 약함은 그대로다.
산중다실. 글자가 정겹다.
직지사를 나와 ‘용궁단골식당’에 갔다. 작지 않은 가게가 손님들로 가득해 일부는 대기를 하고 있었다. 오징어 볶음과 따로국밥, 모듬 순대까지.
비가 계속 내려서 일정을 조정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다소 가라앉은 틈을 타 ‘국립 김천 치유의 숲’을 다녀오기로 했다. 다른 치유의 숲과 달리 초반부터 오르막이 매우 가파르게 이어졌다. 숲 길에는 발로 채일만큼 도토리가 가득 떨어져 있었고 다들 줍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어 부항댐에 들러 산책을 즐기고 조카와 함께 900미터 상공에서 물위를 가르는 짚 와이어를 탔다
김천파크관광호텔에 짐을 풀었다. 호텔이지만 호텔은 아닌, 낡고 오래된 숙소. 그러나 하룻밤을 지내기에는 충분했다.
식구들 모두 배가 부른 탓에 저녁은 아내와 둘이만 먹었다. 우연찮게 찾아간 ‘팔공할매묵집’은 소설가 김연우가 자주 들르는 단골집이었다. 따뜻한 메밀묵밥이 부담스럽지 않은 포만감을 남겼다.
조카와 카페에 갔던 동생을 만나 야간 산책을 갔다. 사명대사 공원, 직지사 문화공원 등이 조화롭게 조성되어 있었는데 특히 사명대사공원에 있는 평화의 탑이 장관이었다.
김천은, 정말 마음에 드는 도시였다. 어울리지 않는 김밥축제 같은 행사로 사람들을 모으기 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보물같은 장점을 활용하면 더 좋지 않을까 했다. 물론 전후가 바뀐 것일 수도 있을테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24시 전주콩나물 국밥’을 먹으러갔다. 놀랍게도 국밥 한그릇의 가격은 6천원. 이어서 ‘오단이김밥’을 2팩 사서 연와지로 향했다. 오단이 김밥은 오뎅, 단무지, 오이의 3가지 재료로 만든 담백한 김밥인데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연화지는 작지만 연꽃으로 가득한 정원이었는데 비가 와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연와지가 내려다보이는 카페에 들러 느긋하게 커피를 한잔 마셨다.
그리고 김천을 떠났다.
가는 길에 대전에 들러 성심당에서 빵을 사기로 했는데, 아직 어머니께서 성심당을 한번도 못가 봤기 때문이었다. 성심당 대기줄은 그야말로 길었고 아내와 조카가 40여분을 기다렸다. 남은 우리는 대전 중앙시장을 거쳐 대전역의 성심당까지 걸어가서 역시 또 빵을 샀다. 나중에 모두 모아보니 빵 값만 10만원이 훨씬 넘었다. ㅋㅋ
이슬비 가득한 2박 3일 같은 1박 2일의 여행, 김천은 꽃이 필 때 꼭 한번 다시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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