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튀르키예 10일, 여정의 시작

1. 튀르키예 10일, 여정의 시작

튀르키예 10일의 기록: 동서양이 만나는 땅을 걷다

1. 튀르키예 10일, 여정의 시작

긴 추석 연휴가 생겨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는데, 해외 항공료는 물론 대부분의 숙소가 모두 2배 이상 비싸졌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할 수 없이 추석 연휴가 끝난 후 시간을 좀 냈다.

1. 튀르키예 10일, 여정의 시작

<유럽 최고를 목표로 하는 이스탄불 공항은 매우 현대적이다>

여행지를 터키로 선택한 이유는 어머니 때문이었다. 수년 간 패키지 여행으로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곳을 다녔던 어머니께서 터키에 대해서 이렇게 평했다.

“나는 외국에서 살 수는 없는데, 그래도 만약 외국에서 살라고 하면 딱 한 나라가 있어. 그게 터키야”

어머니는 극도로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의식주 그 어떤 것이라도 낯설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시도조차 하지 않는 성격이다. 그런 사람이 살아보고 싶은 나라라니?

<돌체바흐 궁전 앞 삼거리, 햇살이 예쁘다>

터키는 내게 두 개의 얼굴로 존재했다.

첫 번째는 액션영화 속 추격 장면. 좁은 골목을 질주하는 오토바이, 끊임없는 경적 소리, 동서양이 뒤섞인 혼잡한 거리. 스파이가 탈출하고 요원이 추격하는 그 혼돈 속에서, 터키는 위험하지만 묘하게 매혹적인 도시였다.

두 번째는 실크로드의 심장부. 낙타 행렬과 향신료 향기, 바자르에 쌓인 형형색색의 물건들. 동양과 서양을 잇는 경유지로서 수많은 문화와 언어, 종교가 자연스럽게 섞이던 곳. 오스만 제국과 비잔틴의 유산이 공존하는, 시간이 겹쳐진 땅.

터키는 늘 ‘경계’에 서 있었다. 유럽과 아시아, 현대와 과거, 질서와 혼돈 사이. 여러 겹의 이미지가 겹쳐진 장소. 현실보다 상상에 가까웠지만, 바로 그래서 더 신비로웠다.

<1934년에 시작했다는 이스탄불의 거리 식당>

나는 영화와 역사책, 막연한 상상으로 만든 터키를 마음에 품고 비행기에 올랐다. 실제 모습이 어떨지는 아직 몰랐지만, 분명 ‘이야기가 시작되기 좋은 나라’였다.


터키 여행 전체 일정

  • 10월 14일: 인천국제공항 – 이스탄불 공항
  • 10월 15일: 이스탄불
    • 탁심 광장 (Taksim Meydanı)
    • 돌마바체 궁전 (Dolmabahçe Sarayı)
    • 갈라타 타워 (Galata Kulesi)
  • 10월 16일: 이스탄불 공항 – 네브셰히르 국제공항 – 괴레메
  • 10월 17일: 괴레메 그린 투어
    • 괴레메 파노라마 (Göreme Panaroma)
    • 피존 밸리 (Güvercinlik Vadisi)
    • 쇼핑. 보석상 (Hanem Art Center)
    • 데린쿠유 지하도시 (Derinkuyu Yeraltı Şehri)
    • 셀리메 수도원 (Selime Katedrali)
    • 으흘라라 계곡 (Ihlara)
    • 쇼핑. 바쿨라바와 로쿰
  • 10월 18일 괴레메
    • 벌룬 투어
    • 우치사르성 (Uçhisar Kalesi)
  • 10월 19일: 괴레메 – 네브세히르 버스터미널 – 아스티 버스터미널 – 사프란볼루
  • 10월 20일
    • Hıdırlık Tepesi
    • 토카틀리 협곡 (Tokatlı Kanyonu)
  • 10월 21일 아스티 버스 터미널 – 앙카라 버스 터미널
    • 아나톨리아 문명 박물관 (Anadolu Medeniyetleri Müzesi)
    • 앙카라 성 (Ankara Kalesi)
    • 쿠울루 공원 (Kuğulu Park)
  • 10월 22일 에센보아 국제공항 – 사비하 괵첸 국제공항 – 이스탄불
    • 술탄 아흐메트 광장 (Sultanahmet Meydanı)
    •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 (Sultanahmet Camii)
    • 귈하네 공원 (Gülhane Parkı)
  • 10월 23일 이스탄불
    • 게르만 분수 (Alman Çeşmesi)
    • 아야소피아 (Ayasofya-i Kebir Cami-i Şerifi)
    • 예레바탄 사라이 (Yerebatan Sarnıcı)
    • 므스르 차르슈 (Mısır Çarşısı)
    • 히스토리아 쇼핑센터 (Historia Shopping and Life Center)
  • 10월 24일 이스탄불 – 이스탄불 공항 – 인천국제공항
    • 귈하네 공원 (Gülhane Park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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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10월 중순 튀르키예의 날씨는 한국보다 조금 더 따뜻했다. 아침 저녁에는 긴팔 티셔츠가 적당했고 조금 더 따뜻한 날에는 반판을 입고 다녀도 좋았다. 점퍼나 후드티를 가지고 다니다가 적당하게 걸치기도 했고.

이스탄불의 향신료 시장 같이 전 세계의 관광객이 모이는 곳에서는 반팔 티셔츠, 긴팔 티셔츠, 후드티, 가죽점퍼, 경량 패딩까지 온갖 옷들을 볼 수 있었다.

비는 오지 않았고, 바람도 세지 않아 카파도키아에서는 거의 매일 벌룬투어가 진행됐다.

언어

터키의 일상 언어는 분명히 터키어다. 거리의 간판부터 사람들의 대화까지, 이 나라의 리듬은 터키어로 흘러간다. 각종 안내판과 지하철의 안내 방송도 영어나 중국어, 불어, 일어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전 세계 말이 흘러나오는 한국과는 영 딴판이다.

1928년 문자 개혁 이후 로마자를 사용하지만 Ç, Ğ, İ, Ö, Ş, Ü 같은 독특한 문자가 섞여 있어 낯설다. “Merhaba(메르하바, 안녕하세요)”, “Teşekkür ederim(테세퀼 에데림, 감사합니다)” 정도 하루에도 몇번씩 되풀이할 뿐.

주요 관광지에서는 간단한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호텔,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 직원들은 기본적인 영어를 구사했고, “How much?”, “Where is…?” 수준이면 큰 불편 없이 여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둘 사이를 자연스럽게 잇는 것이 번역 앱이다. 스마트폰을 꺼내 서로의 말을 화면으로 주고받는 일은 매우 일상적이다. 메뉴판을 카메라로 비추면 실시간 번역이 뜨고, 음성 통역으로 택시 기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빵집에서 레시피를 묻는 것도 가능했다. 번역이 완벽하지 않아 서로 웃음을 터뜨리는 것마저 여행의 재미였다.

터키에서는 터키어를 중심으로 영어와 번역 앱이 현실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 덕분에 언어는 큰 장벽이 되지 않는다.

여행을 마치고 나니 깨달았다. 언어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소통하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아래는 메모장에 적어서 수시로 꺼내보고 건넸던 터키어들이다. ‘귈레 귈레’는 매우 귀엽다.

기본 인사말
•   안녕하세요: Merhaba [메르하바]
•   좋은 아침: Günaydın [귀나인]
•   좋은 오후: Tünaydın [튀나인]
•   좋은 저녁: İyi akşamlar [이 아크샤름라르]
•   잘 가요(헤어질 때): Güle güle [귈레 귈레]
감사 및 사과 표현
•   감사합니다: Teşekkür ederim [테셰퀴르 에데림]
•   천만에요: Rica ederim [리자 에데림]
•   실례합니다: Affedersiniz [아페데르시니즈]
•   미안해요(친근): Kusura bakma [쿠수라 바크마]
도움 요청 및 질문
•   이것은 무엇인가요?: Bu ne? [부 네?]
•   얼마에요?: Ne kadar? [네 카다르?]
자주 쓰는 표현
•   네: Evet [에벳]
•   아니요: Hayır [하이르]
•   괜찮아요: Sorun değil [소룬 데일]
•   
파티 및 친근한 표현
•   건배: Çakmak [차크막]
•   친구(친근): Kanka [칸카]
•   정말: Harbi [하르비]
•   아주 좋아요: Çok iyi [초크 이이]

차이

‘차이’라고 읽는 이 차는 터키 문화의 작은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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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에 도착하자마자 하루에 석잔 이상의 차이티를 마시면 지냈다. 식사를 할 때, 식사를 마치고 나서, 산책을 하다가, 간식을 먹다가, 목이 말라서… 튀르키예의 차이를 마시는 동안 아아는 완전히 잊고 지낼 정도.

귀여운 받침에 올라간 눈사람 같이 동그란 잔에 담긴 맑은 홍차. 진한 맛 그대로 마셔도, 설탕을 넣어 달콤하게 마셔도, 어떤 음식과도 잘 어올리고 어떤 시간에도 여유를 만들어준다.

차이 는 기본적으로 홍차를 사용하지만 두 겹으로 구성된 차 주전자(çaydanlık)에서 천천히 우려낸다.
찻잔을 뜨거운 물로 데우고 진한 농도의 홍차를 따르고 취향에 맞게 뜨거운 물로 나머지 농도를 채워 마신다.

중간에 연녹색 차는 샤프란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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