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해 봉녕사에서 백김치 수업을 받은 적이 있었다.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고 정갈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사찰요리에 큰 관심이 생겼다.
빨리빨리에 익숙한 세상에서 정관스님은 ‘기다림’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몇 년을 삭힌 간장, 계절을 견뎌낸 장아찌 등 스님의 음식에는 반드시 ‘시간’이라는 재료가 들어간다.
좋은 음식이란 기술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성과 시간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인다이닝의 화려한 플레이팅보다 중요한 것은 식재료를 대하는 경건한 마음가짐 말이다.
정관스님의 음식에는 ‘나’라는 에고(Ego)가 없다.
대신 식재료가 가진 본래의 맛과 성질을 존중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오신채 없이 깊은 맛을 내는 비결은 결국 식재료와 나누는 깊은 대화와 교감 덕분인 것 같다.
자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순응하며 얻어내는 ‘한 그릇의 지혜’가 지금은 물론 앞으로의 세상에는 더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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