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imdb.com/title/tt0381061/
007은 사실상 고르바초프가 끝냈다.
냉전의 종식, 자본주의의 대칭 축을 이루던 사회주의 체제의 몰락과 더불어 007은 힘 겨루기 할 대상을 잃었다. 때로 권력화된 미디어 자본이 등장하고 주체사상으로 무장한 북조선 혹은 돈에 눈이 먼 퇴물 첩보원과 테러리스트가 등장하지만 그들 모두 태생부터가 거대한 악당으로서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새롭게 등장한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은 그간의 날카롭고 세련된 레이피어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우직하고 무거운 도리깨처럼 등장한다. 고층 건물의 공사 현장에서 위험천만의 야마자키를 마다하지 않고 필요하다면 대사관 안에서 총질은 물론 본드 걸 앞에서도 살인을 서슴지 않는다.
마티니? 치운지 오래.
캐릭터의 변신은 성공적이나 문제는 여전히 맞써 싸울 상대가 없는 것.
MI6에 맞서려면, 모사드나 CIA 하다못해 공안 정도의 조직이어야 하는 것 아닐까?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특히 전자상거래, 디지털 컨텐츠와 마케팅에 특화되어 있고 세번째의 암과 싸우고 있는 cancer survivor입니다. 영혼의 평화와 건강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