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일광욕하는 가구.
일상의 풍경은, 따뜻하지 않다.
일상의 풍경은, 따뜻하지 않고 여유롭지도 않다.
일상의 풍경은, 마치 일광욕하는 가구처럼 차갑고 힘들다.
정상적인 가구라면 집안에/ 방안에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자리를 듬직하게 차지하고 있을 것이며, 또한 유용하게 쓰여질 터.
일광욕하는 가구는, 아마도 오랜 세월 그 쓰임새를 다하고 내버려져 흉물스레 골목 귀퉁이에 놓여 있거나 아니면 쓰레기차를 기다려 곧 폐기처분될 운명의 가구일 것이다.
거리의 어느 곳에서 오후 햇살 아래에 놓여있는 가구 – 이것이 일광욕하는 가구가 아닐까?
‘일광욕하는 가구’란 곧 정위치에 있지 않은 어떠한 일탈의 상태, 그러나 그 이미지에서 보여지듯 겉으로는 평온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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