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용 todo app을 고르느라 장장 3일이나 걸렸는데 뭔가 완벽한 제품을 골라야 한다는 강박증인가 싶다. 구글링하고 트위터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고 앱스토어에서 라이트버전을 설치해보고 리뷰를 읽어보고 기능을 확인하고.
필요한 기능을 설명해주면 앱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는 없으려나? 인터넷 쇼핑에는 그 비슷한 서비스가 (해외에) 몇 있다.
여튼 고생 끝에 내가 선택한 iphone todo 앱은 Appigo 사의 Todo이다.
유명하기도 하고 많이들 선택하는 앱이기도 한데 참 먼길 돌아왔다.
아이폰용 todo앱을 고른 기준은 아래와 같다.
- GTD 구현하기 쉬울 것
- (의미상으로라도) inbox를 지원할 것
- 프로젝트(태스크와 서브태스크) 형식 지원
- context와 category를 지원
- task 입력은 desktop pc에서도 가능할 것
- 가능한 web product일 것
- thinking rock처럼 client가 필요하더라도 쉽게 sync가 가능할 것
- 구글 캘린더와 연동 가능 할 것
- 디자인과 UI
- 한눈에 들어올 것
- 이쁠 것 ㅋㅋ
- 태스크 생성과 작업 완료가 쉬울 것
2번을 만족하는 앱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외근이 별로 없는 나는 사무실의 데스크탑에서 할일을 정리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에 이것은 필수 요건이다.
todo 앱의 대명사처럼 불리우는 things는 아이폰앱으로는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맥을 사용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림의 떡. 1순위로 지웠다.
옴니포커스도 마찬가지. 맥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인가?
포켓 인포먼트는 기능이 막강한 대신 내겐 조금 복잡하다. 아마 5년만 젊었더라도 나는 대번에 이 녀석을 골랐을 게다.
몇가지 앱을 검토하고 나니 조건 2를 만족하는 웹 일정관리 프로덕이 그리 많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쓸만한 웹 일정관리 서비스는 아래 3개 정도였다.
Remember the milk가 디자인은 훨씬 이쁘고 쓰는 맛이 나게 만들어져있긴 한데 1년에 25$씩 꾸준히 비용이 나가는 것이 아깝다. 아이폰앱은 무료(그러나 RTM을 유료로 사용하지 않으면 14일만 사용가능)이다. (플리커는 1년 사용료로 25$을 지불하는데, 플리커는 내가 소비하는 무제한의 하드디스크와 사진 보관 기능을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다)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고 웹만으로 gtd를 쓴다면 RTM은 고려할 만한 대안이다.
GetItDone은 1년에 39$이며 아이폰앱은 4.99$이다. 기능과 UI는 괜찮은데, 역시 금액이 너무 비싸다.
toodledo는 무료 계정임에도 불구하고 API를 통해 다른 앱들과의 sync가 가능하다. sub task를 지원하지 않는 점을 제외하면 무료 계정도 전혀 아쉬울 게 없다. 프로계정은 1년에 15$, 프로 플러스 계정은 25$로 다른 서비스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아이폰 앱은 2.99$이다. [Toodledo 유료 웹 계정 + Toodledo 아이폰앱]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었으나 고민 끝에 차선책으로 남겼다.
조건 2번을 검토하면서 조건 3 구글 캘린더와 연동하는 방법으로는 toodledo가 거의 유일한 대안이었다. toodledo의 iCal 링크를 구글캘린더에서 불러 들여서 달력에 나타나게 만들었다. 방법은 “아이폰 toodledo 일정을 캘린더로 받아보자” 를 참고하여 최종적으로는 다음의 sync 구조를 만들기로 했다.
아이폰앱 <-> toodledo <-> google calendar <-> iphone calendar
조건 2,3에서 많은 앱들이 후보에서 제외되어 조건 1 “GTD 구현”을 검토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심플하긴 하나 심플한 것 외에 아무 장점이 없는 Quick Todo for Toodledo.
Ultimate Todos는 괜찮은 앱이다. Toodle도 지원하고 프로젝트도 지원하는데 다만, project를 지원하는 형식이 조금 다른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toodledo의 folder를 프로젝트로 인식하는 형태로 구현되었는데 내 경우 inbox 이후에 분리된 태스크들을 폴더에 집어넣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foler와 project가 섞이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99의 Todo 대비 가격 효용은 아주 좋고 최근에는 0.99 세일(원래 4.99) 중이어서 구매 부담도 없다.
Listmaker는 아주 단순한데 그게 매력적이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긴 한데 나하고는 맞지 않는다.
Action List는 3선책으로 생각한 앱이었다. 위에서 소개한 리스트메이커와 내가 최종 선택한 Todo의 중간쯤에 있는 앱. 화면이나 기능이나 구성이 중간쯤이라는 뜻. 콘텍스트와 폴더를 처리하는 방식도 좋고 태스크를 신규로 만드는 방식도 맘에 든다. 그러나 이것도 sub task를 만들고 운영하는 방식이 약간 모호하다.
조건 4 “디자인”에서 맘에 들지 않은 앱도 있었는데 2Do의 경우 가뜩이나 좁은 아이폰 화면에 ‘탭’을 만들어서 첫 화면이 답답해보였다. (댓글에도 있지만, 2DO는 옵션으로 탭 기능을 제외할 수 있답니다. 그러면 쓸만하다고 생각해요)
이상으로 찾고 검토하고 설치하고 싱크해본 todo 앱들에 대한 소개를 마친다. 혹시 Todo 앱을 못 골라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도움이 되시길. 🙂
PS. Appigo사의 홈페이지에 갔더니 로고 밑에 깜찍한 짓을 해놨다. ipad도 취급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tag line이 길어지는 것을 막고 있다.
ps2. 애플 아이튠즈의 검색기능은 최악이다. 예를 들어 “sync with toodledo”라고 검색하면 아무것도 찾을 수 없고 “toodledo”라고 검색하면 4개의 앱이 나온다. appshopper에서 ‘toodledo’라고 검색하면 22개의 앱이 나오는 것과 대조적이다.
추천 검색어, 유사어/동의어 처리는 기대하지도 않는데 최소한 검색결과를 정렬하는 기능은 줘야 할 것 아닌가 말이다. 최신순, 높은 가격순, 낮은 가격순, 높은 평가순.
애플이 망한다면 그 폐쇄성 때문이라는 말들을 종종 듣는데,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닐까? 그들은 왜 구글 엔진을 가져다 쓰지 않을까? title, description, review만이라도 구글이 indexing 할 수 있게 해줘도 지금보다 아이튠즈가 백배는 좋아지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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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20일 덧붙임
아, 아주 끝내주는 무료 GTD 앱이 나왔습니다. 윈도우와 맥의 프로그램도 무료이고, 더군다나 아이폰 앱(안드로이디는 개발중)도 무료랍니다. 클라우드 싱크도 되니 이런 저런 고민을 한꺼번에 날려주는 군요. 다만, 기존에 이용하던 Task service를 가져올 수 없다는 것, 일정 관리보다는 Task 관리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은 감안하시고요.
관련 글 : iPhone과 Cloud Sync를 지원하는 무료 GTD 프로그램 – Wunderlist (Things를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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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16일 덧붙임
현재 저는 pocket informant로 일정관리를 하고 Todo로 태스크 관리를 합니다. 포켓 인포먼트에도 태스크가 있긴 한데, todo가 좀더 편합니다. todo는 toodledo와 sync하고, toodledo를 google calendar로 불러와 아이폰에 넣었습니다. google calendar는 모두 포켓 인포먼트에 들어오니까 일정/할일 모두 포켓 인포먼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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