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스런 사랑 – 황지우

용암물이 머리 위로 내려올 때
으스러져라 서로를 껴안은 한 남녀;
그 속에 죽음도 공것으로 녹아버리고
필사적인 사랑은 폼페이의 돌에
목의 힘줄까지 불끈 돋은
벗은 生을 정지시켜놓았구나
이 추운 날
터미널에 나가 기다리고 싶었던 그대,
아직 우리에게 體溫이 있다면
그대와 저 얼음 속에 들어가
서로 으스져라 껴안을 때
그대 더러운 부분까지 내 것이 되는
재앙스런 사랑의
이 더운 옷자락 한가닥
걸쳐두고 싶구나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한 말은
아무리 하기 힘든 작은 소리라 할지라도
화산암 속에서든 얼음 속에서든
하얀 김처럼 남아 있으리라
ps. 시와 산문이라는 카테고리를 추가했습니다. 첫번째 포스팅을 황지우시인에게. 미학과가 미술하는 곳인줄 알았다는 진짜 시인.

관련 글
움베르토 에코의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

이미 고인이 된 에코의 신작이 보이길래 냉큼 주문했는데, 읽어보니 초등학생을 위한 우화였다. 2학년 정도만 되도 충분이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Read more

개구리. 모옌

'계획 생육'은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이다. 부부는 2명의 자녀를 출산할 수 있고 그 이상 넘어가는 아이는 호적에 올릴 수 없다. 남자들은 Read more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

아무 생각 없이 집어든 책인데, 산업 디자이너의 역할이 무엇인지 그리고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개별적으로든 집단으로든, 우리가 만든 Read more

악의 사슬. 리 차일드

한동안 잊고 지냈던 하드보일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하드보일드의 매력은 군더더기가 없다는 점이다. 다 잡은 악당 앞에서 일장 훈계를 늘어 놓으며 Read more

“재앙스런 사랑 – 황지우”의 2개의 댓글

  1. 두 번의 독회를 견딜 수 있는 시를 쓰는
    몇 안되는 시인…
    흰 머리칼이 동안의 얼굴과 매치가 안되는,
    시보다 더한 독설을 내뱉는,
    그를 기억합니다.
    시를 빌려 가겠습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