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과 ‘서생’이라는 병립할 수 없는 두 단어를 나열한 제목부터 인상적이다.
유교적 엄숙주의가 극성을 피우다 못해 ‘몸’에 대한 억압으로까지 치닫던 시대에, 성 담론은 고사하고 열녀문이 무엇보다도 큰 가문의 자랑이었던 그 지랄같은 조선 시대에, 사대부 ‘서생’의 입에서 튀어나는 ‘음란’한 경망스러움이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 다르고 속 다른 조선 시대 지식인/지배 계급의 위선을 발라내는 진지한 작업은 이 영화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윤서(한석규)와 정빈(김민정)의 로맨스, 체포, 심문, 탈출, 유배로 이어지는 내러티브는 오히려 이 작품의 장점인 ‘재기발랄한 장난기’를 한층 돋보이게 만들어 주고 있다.
비슷한 느낌과 색을 지닌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이 그 내러티브의 무게에 눌린 것과는 달리, 끝까지 댓글이니 동영상이니 하는 장난기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것이 이 작품을 뛰어난 경지에 올려놓았다.
ps. 뒤늦게 알았지만, 감독 김대우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의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였다. 김작가는 스캔들에 이어 한단계 높은 경지에 이르고 있는 듯 하다. 차기 작은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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