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카라 – 성벽과 백조 사이

앙카라 – 성벽과 백조 사이

튀르키예 10일의 기록: 동서양이 만나는 땅을 걷다

튀르키예 여정의 시작

경계의 도시, 이스탄불

괴뢰메, 첫째 날 – 테마파크 같은 마을

느긋함을 먹는 시간, 카흐발트

괴뢰메, 둘째 날 – 일출과 그린투어

괴뢰메 셋째날 – 벌룬투어와 우치사르성

사프란볼루 첫째날 – 그림 속의 집으로

샤프란볼루 둘째날 – 고양이가 안내한 아침

앙카라 첫째날 – 튀르키예의 심장, 아타튀르크

앙카라 – 9천 년 시간을 거슬러, 아나톨리안 문명 박물관

앙카라 – 성벽과 백조 사이

앙카라 시내 어디서든 고개를 들면 보이는 앙카라성.

현대적인 빌딩 숲 사이로 언덕 위에 우뚝 솟은 성벽은 이 도시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를 말없이 보여준다.
기원전 히타이트 시대부터 이곳은 군사적 요충지였다. 프리기아, 로마, 비잔틴, 오스만 제국까지 수없이 주인이 바뀌었고, 그 역사는 성벽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앙카라성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성벽 자체다. 전쟁으로 무너진 성벽을 급히 재건해야 했던 이들은 주변 로마 유적지의 대리석 기둥이나 비석을 그대로 가져와 성벽 재료로 사용했다. 그래서 투박한 돌 사이사이에 정교하게 조각된 고대의 흔적들이 뜬금없이 박혀 있다. 결핍이 만들어낸 앙카라성만의 독특한 무늬다.

꼭대기까지 올라오니 많은 튀르키예 사람들이 전망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은 박제된 관광지가 아니라 여전히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마을이다. 돌담 너머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골목을 누비는 길고양이들이 우리를 반긴다.

앙카라 성을 나와 다음 목적지는 바로 ‘아느트카비르’
아느트카비르(Anıtkabir)는 현대 터키 공화국의 국부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Mustafa Kemal Atatürk)의 묘소이자 그를 기리는 기념관이다. 이번 여행의 큰 수확은 아나톨리아와 오스만제국, 터키 공화국의 역사에 대해 잘 알게된 점인데, 그중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이 바로 아타튀르크였다.
억지로 끼워 맞추자면 우리 나라의 ‘김구’ 선생이 암살당하지 않고 끝까지 독립을 위해 싸우다가 초대 대통령이 된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터키 택시앱 ‘Bitaksi’로 택시를 불렀는데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기사 아저씨가 뭐라고 스마트폰을 꺼내 말을 붙인다.
“지금 가는 곳은 도착하면 문을 닫을 시간이에요”
겨울에는 4시, 여름에도 5시까지 밖에 열지 않는데다가 보안 검색이 철저해 최소 1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관람이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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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마지막 코스였는데 내일 이스탄불로 향하니 아타튀르크 기념관은 먼 훗날을 기약해야했다. 숙소로 가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 스마트폰을 꺼내 ‘쿠울루 공원’으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나이가 늙수그레했지만 좋은 인상을 가진 기사님께 연신 ‘테세퀼 에데림’ 인사를 던지고 쿠율루 공원에 도착했다.

터키어로 ‘Kuğu(쿠우)’는 백조를, ‘Kuğulu(쿠울루)’는 백조가 있는 곳을 의미하니, 이곳은 백조 공원 정도 되는 곳이다. 그리 크지 않은 호수에 희고 검은 백조들이 있었다. 앙카라의 명동 같은 투날르 힐미(Tunalı Hilmi)거리 끝자락에 위치해있고 이곳에서도 가족끼기, 연인끼리, 친구끼리 모여 여유를 즐기는 터키인을 많이 만났다.
크고 화려하지 않아도 사람들을 위한 공원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삼삼오오 모여 환희 웃는 사람들의 모습이 따뜻하고 푸근했다.

공원을 휘적거리다가 앙카라의 명동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튀르키예의 버스는 한국의 버스보다 조금 더 낡았고 조금 더 다양한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투날르 힐미 거리가 앙카라에서 제일 번화한 거리였는데 생각보다 오가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Hosta라는 도너케밥 체인점을 찾아 갔는데 이 집의 케밥이 정말 맛있었다.

아타튀르크 기념관을 가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앙카라의 짧은 하루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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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카라 – 9천 년 시간을 거슬러, 아나톨리안 문명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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