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기행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문수산(文殊山)
2005년 무아당 상륜스님이 관세음보살의 현몽을 받아 창건한 비구니 사찰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말사
보기 드문 아(亞)자형 복계 대웅전, 석굴암 부처의 세 배에 달하는 53톤 석조 본존불
봉녕사 불교대학에서 함께 공부하는 도반님의 추천으로 처음 발걸음을 하게 된 곳이다. “꼭 한번 가봐야 한다”는 말씀에 크게 기대를 품지 않고 길을 나섰는데, 도착하는 순간 그 말이 왜 나왔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용인 원삼면, 문수산 자락에 자리한 법륜사는 일단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4만여 평의 너른 경내로 들어서면 가슴이 먼저 시원해진다. 꽉 막힌 산속의 작은 암자를 상상했다면 완전히 다른 인상을 받을 것이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간격이 여유롭고, 시선이 자연스럽게 멀리까지 뻗어나가는, 넓고 시원시원한 사찰이다.
아(亞)자형 대웅전, 그리고 부처님을 먼저 모신 자리
경내 한가운데 자리한 대웅전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인상이 달라진다.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아(亞)자형 복계 지붕이 겹겹이 펼쳐지며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모양새가 장쾌하다. 처마의 선이 힘차게 뻗어 있으면서도 어디 하나 무겁지 않고, 한참 올려다보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었다.
대웅전 안으로 들어서면 왜 이 건물이 이토록 넓고 높은지 단박에 이해가 된다. 본존 석가모니불이 먼저 자리를 잡고, 그 주위를 감싸도록 나중에 대웅전을 지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마주하면 그 말이 실감난다. 익산 황등석으로 조성된 53톤의 석조 본존불은 석굴암 부처님의 세 배에 달하는 크기라고 한다. 좌우에는 각각 33톤의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협시로 모셔져 있다. 불상을 먼저 앉히고 법당을 세운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신심의 표현이 아닐까 싶었다.
당여여(當如如) — 마땅히 마음을 있는 그대로
법륜사를 거닐며 가슴에 가장 깊이 남았던 글귀는 바로 ‘당여여(當如如)’였다. 마땅히 마음을 있는 그대로, 흔들림 없이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쉽게 쓰인 세 글자인데, 절집을 둘러보는 내내 자꾸 그 말이 떠올랐다. 경내 곳곳의 탁 트인 풍경과 묘하게 어울리는 말이기도 했다. 마음도 이 공간처럼 막히지 않고 넓게, 그리고 흔들리지 않게.
탁 트인 경내의 고즈넉함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이라 그런지 사찰 구석구석이 참 깔끔하고 정갈했다. 게다가 사찰 자체가 넓고 시원시원하게 탁 트여 있어서 걷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마당 한가운데 당당하게 서 있는 보물 ‘용인 법륜사 삼층석탑’의 고즈넉한 멋을 감상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넓고 시원시원한 풍경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얻은 하루였다. 대웅전 거대 부처님 앞에 엎드려 ‘당여여’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 좋은 도량으로 이끌어 준 불교대학 도반에게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