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기행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 멱조산(覓祖山) 남쪽 자락
화운(華雲)이란 영산회상에서 부처님이 설법하는 자리에 꽃빛 구름이 피어났다는 데서 따온 이름
1938년 우암거사 차채윤이 창건, 이후 월조당 지명 스님이 이어받아 강원 겸 선방으로 운영. 현재는 재가불자를 위한 시민선방으로 명맥 유지
대한불교 조계종 제2교구 본사 용주사의 말사, 비구니 사찰
경기도 유형문화재 지정 — 용인화운사 목조여래(아미타·약사)좌상. 1628년 조성, 김제 금산사에서 이운해온 조선 중기 불상으로 조각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
미르 체육관을 지나는 길에 늘 눈에 걸리던 표지판이 있었다. ‘화운사’. 방향만 알고 있었지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었는데, 벚꽃이 한창인 날 잠깐 들러보기로 했다.
왜 진작 오지 않았을까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순간부터 달랐다. 벚꽃과 목련이 경내 곳곳에 가득 피어 있었고, 돌계단과 디딤돌 위에는 작은 벚꽃잎들이 하나씩 내려앉아 있었다. 그 작은 꽃잎들이 자꾸 미소를 불러왔다.
사찰 안으로 들어서니 조용하고 넓고 한적하고 정갈했다.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 이런 공간이 있었다니 싶었다. 왜 진작 오지 않았나 싶을 정도였다. 화운(華雲)이라는 이름 자체가 영산회상에서 부처님이 설법하실 때 꽃빛 구름이 피어올랐다는 데서 왔다고 하는데, 그 이름이 봄날의 이 풍경과 꼭 맞아떨어지는 것 같았다.
극락보전 뒤에서
극락보전에는 아미타여래 좌상을 주불로 하고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이 협시로 모셔져 있다. 그런데 불상은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내력을 지니고 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목조약사여래좌상으로, 김제 금산사에서 이운해온 것이며 복장 유물을 통해 1628년에 조성된 조선 중기 불상임이 확인된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극락보전 뒤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고목 하나 앞에서 멈췄다. 굵고 오래된 몸통에서 새 가지들이 돋아나고 있었다. 저 나무가 얼마나 많은 봄을 맞이했을지, 그 긴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꽃을 피워냈을지. 묵묵히 새 가지를 밀어 올리는 고목의 생명력이 놀라웠다. 봄이라는 계절이 그 나무에게도, 이 절집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것이다.
가볍게 들를 생각으로 왔다가 한참을 머물다 나왔다. 이름처럼, 꽃구름 같은 봄날의 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