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기행
서울특별시 종로구 우정국로 55 (수송동)
1395년 창건, 일제강점기에는 각황사·태고사로 불리다가 1954년 불교정화운동 이후 조계사로 개칭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본사이자 총본산 — 전국 25개 교구 및 1,700여 사찰 총괄
대웅전은 정읍 보천교 십일전을 이전해 개축한 것으로, 1938년 준공.
서울시 유형문화재 지정 경내에 보물 목조여래좌상, 천연기념물 제9호 백송, 서울시 지정보호수 회화나무 등 문화유산 다수 보유
경복궁 근정전에 맞먹는 규모의 대웅전을 중심으로,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유일한 전통 사찰 연등축제, 광명 나눔 바자회 등 대중과 함께하는 연중 행사 다수 운영
경기도와 충청 지역의 교구본사는 제법 다녔지만, 정작 서울로는 좀처럼 발길이 닿지 않았다. 복잡하다는 이유 하나로 미뤄두고 있었는데, 짬을 내 마침내 조계사를 찾았다.
사실 조계사가 처음은 아니다. 결혼 전, 불자가 되기 전에도 몇 번 들른 적이 있었다. 그때는 종로를 지나다 들르는 명소 중 하나였다. 법당보다 구경이 앞섰고, 부처님보다 사진이 먼저였다. 그 시절의 조계사와 지금의 조계사는 같은 장소인데, 전혀 다른 곳처럼 느껴졌다.
불자로 다시 찾은 조계사
이제 불자가 되어 찬찬히 둘러보니, 조계사는 장난기 넘치는 동자승 같은 분위기였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유일한 전통 사찰이라는 무게가 어디에도 짓눌려 있지 않았다. 법당도, 앞마당도, 탑도, 경내를 감도는 공기까지도 어딘가 따뜻하고 넉넉했다. 자비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대신 그냥 보여주는 공간 같았다.
경내에는 보물로 지정된 목조여래좌상, 천연기념물 백송, 수백 년 된 회화나무가 저마다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오래된 것들이 조용히 함께 있는 그 풍경이 좋았다.
조계종의 총본산이자 서울 도심에 위치한 사찰답게 외국인 관광객도 많았다. 일주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온 외국인들이 법고 앞에서 신나게 북을 두드리며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다가 덩달아 들뜨기도 했다. 국적도 언어도 달라도, 법고 앞에서 짓는 표정은 다 비슷하구나 싶었다.
마침 광명 나눔 바자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앞마당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했다. 시끌벅적하고 떠들썩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소란스러움이 사찰의 분위기를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 안에서 자비와 온기가 더 두드러지는 느낌이었다. 사람이 많아야 비로소 완성되는 공간이 있다면, 조계사가 딱 그런 곳이었다.
떠들썩함 속에서 따뜻함을 느끼며 일주문을 나섰다.



